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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영화

영화 '파이트 클럽' 리뷰 - 환경운동가들과 반달리즘

1999년도에 개봉했던 이 영화는

동명의 소설 '파이트 클럽'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이다.

 

유튜브의 영화 리뷰 채널들을 통해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닫고 이번에 한번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편집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준다.

치밀하게 짜인 복선과 이를 회수하는 장면들은

지금 와서도 되게 세련되었다고 해야 하나.

왜 그렇게 영화가 극찬을 받았는지 직접 보고 나니 알 것 같다.

 

지금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등 여러 매체에서 패러디도 많이 하지만

처음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엔 크게 인정받지 못한 영화였다고 한다.

 

두 번 이상 봐야지만 보이는 장면들이 있어서 그런가

나중에 DVD가 출시되면서 재평가로 유명해졌다.

.

 

주연 배우로는

 

배우 - 배역

 

브래드 피트 - 테일러 더든(잭과 함께 파이트 클럽 창시자)

에드워드 노튼 - 생각해 보니 이름으로 불린 적이 없다. 어떻게 이를 영화 보면서 몰랐지?

헬레나 본햄 카터 -말라 싱어(모임에서 만나 사랑을 나누는 사이)

 

그 외 여려 배우분들이 출연하였다.

어쩌다보니 최근 보는 영화마다 출연하고 계시는 헬레나 본햄 카터 배우분 ㅎ.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주인공이 테러와 관련하여 겪는 일련의 사건 이야기 정도로 설명된다.

스포를 최대한 자제하다 보니 이렇게 밖에 할 말이 없다.. 

 

반달리즘과 자유, 해방감

 

무엇이 사람들을 파이트 클럽에 빠져들게 만들었을까.

그 배경에는 자유와 해방감이 있다.

 

테일러를 만나기 전까지 초기 주인공의 모습은

이케아 가구로 방 안을 채우며 권태를 느끼던,

회사와 돈에 얽매여 사는 사람이었다.

 

주인공은 우연히 테일러를 만나 그의 권유로 싸우기 시작한다.

싸우는 과정속에서 해방감을 느끼고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파이트 클럽이 생기게 된다.

 

치고받고 싸우는 파이트 클럽으로서의 활동은 어느 순간

점차 규모가 커지고 세상을 향한 테러라는 방식으로 표출된다.

 

모임의 주최자이자 테러의 주동자인

주인공의 생각은 직접적으로 대사를 통해 드러나기도 하는데,

다음은 그 대사의 일부이다.

 

["광고는 우리로 하여금 차나 옷을 쫓게 한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가면서 번 돈을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느라 허비하게 만든다. 우리 모두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언젠가는 백만장자, 영화 스타, 록스타가 될 것이라 믿고 자란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우리는 서서히 그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아주, 아주 열받게 되었지. “]

 

영화 내용 중에 자기 파괴에 대한 언급이 스쳐 지나가는데

이 부분과도 맞닿아 있다고 봤다.

 

파이트클럽 사람들이 느낀 자유와 해방감은

실제 싸움과 테러라는 행위로 폭력성과 자기 파괴적인 성격을 동시에 띠고 있다.

 

파괴적인 행위를 통해 해방감을 느끼지만 이는 일시적이고

모임이 끝나면 모두들 다시 사회로 돌아간다.

 

사회와 모임 사이에서 느끼는 모순들이 결국

점차 더 큰 해방감을 만들어 내기 위해 테러로까지 이어진 게 아닐까.

초기 주인공이 여러 모임을 들락거리며 느낀 감정들도 이와 마찬가지였다고 본다.

 

영화 속 뉴스에서는 이 단체의 테러 활동을 '반달리즘'으로 분석한다.

 

‘반달리즘’이란 문화·예술 및 공공의 재산이나

사유 재산을 고의적으로 파괴하거나 해를 끼치는 행위 

또는 그러한 경향을 말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최근 과격한 환경운동가들이 했던 그림 테러들이 떠올랐다.

 

명화로 알려진 그림들에 으깬 감자를 던지기도 하고,

수프며 접착제며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훼손하면서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한 행위였다.

 

환경운동가들이 느낀 감정이

어쩌면 파이트 클럽의 일원들과 닮았다는 생각에서였을까.

 

의도는 좋았으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게 문제지.

충분히 다른 방법도 있을 텐데 말이다.

그림은 무슨 죄인가.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마지막 장면에서 막을 것처럼 해놓고 그냥 끝나서 처음엔 벙쪘는데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니 그랬기에 더 여운이 남았던 것 같다.

 

원작 책을 구매해서 한번 읽어보고자 찾아봤으나 이젠 단종되어서 직접 구매할 수는 없었다.

중고로 구할 수는 있었지만 생각보다 비싸서 (2만 원에서 5만 원 사이 ㄷㄷ)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구해서 읽어보고 리뷰해 보겠다.

 

어쩐지 영화 마지막에 그렇게 끝난 게 이상하다 했다.

 

유튜브를 보면 이동진 평론가의 코멘터리도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들은 영화와 함께 한번 직접 보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