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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영화

영화 위플래쉬 리뷰 - 결과와 과정, 완벽에 대해

이 영화는 2014년에 개봉(국내에선 2015)한 영화로

각국의 영화 평론가들이 선정한

'죽기 전에 봐야할 영화 1001편'에 등재된 영화 중 하나이다.

여기에 수록되지 않았다고 해서 안 좋은 영화라는 뜻은 아니라는 걸 분명히 밝힌다.

 

 

오랜만에 이 영화를 다시 봤다.

중학생 때 한번 보고, 고등학생 때 한번 보고,

최근에 본 것까지 세 번 본 거 같은데

볼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영화였다.

 

지금 보니 관람한 시기가 대충 처음 개봉했을 때,

재개봉했을때 시기와 얼추 비슷한 걸 보면 은연중에 영향을 받았었나 보다..

 

어릴 때 본 영화여서 그전까진 잘 몰랐는데

이 영화가 재즈를 연주하고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최근에 재즈에 관심이 생겨서 눈에 더 잘 들어온 걸까..

 

재즈 음악만 들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다.

많은 곡들이 등장하니까 관심이 있다면 위플래쉬 OST를 검색해서 들어보길 권한다.

원래도 유명한 곡들이었지만 영화 이후로 더 유명해져서 아마 들으면 알 수도 있다.

 

제목의 위플래시는 Hank Levy가 작곡한 whiplash 이름에서 따왔는데,

단어의 의미와 영화의 내용을 생각해 보면 정말 잘 지은 이름인 것 같다.

 

주요 등장인물로는

 

- J.K 시몬스  - 테런트 (교수)

- 마일스 텔러 - 앤드류 (주인공)

- 멜리사 베노이스트 - 니콜(영화관 알바)

- 오스틴 스토얼 - 라이언(드러머)

- 찰리 이언 - 더스틴(드러머)

 

외 여러 배우분들이 등장한다.

 

사실 영화를 보다 보면 알겠지만 이야기 전개를 테런트교수 와 앤드류가 둘이서 다 해 먹는다..

그래도 영화를 감상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인물들이니 이렇게 간단하게 적어봤다.

 

예전 스파이더맨의 잡지 편집장이었던 시몬스 배우를 여기서 봐서 참 반가웠다.

이거 알면 나이 많은 사람인가?

 

간단하게 내용을 설명하자면

드럼을 치는 주인공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결말히 확실하게 매듭짓는 게 아니라 약간의 열린 결말로 끝나다 보니

그 해석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

영화에 대한 내 생각을 먼저 적어볼까 한다.

 

이야기하기 앞서 교수의 성격을 알아야 해서 간단하게 설명하겠다.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친절하나 수업이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막말은 물론이고

폭력과 욕설은 기본으로 미친 듯이 몰아붙이는 스타일이다.

 

이는 아이한테 커서 본인 밑으로 들어오라고 말하는 다정한 모습,

앤드류와 테런트 교수 단 둘만 있을 때 대화 모습에서  인간적인 면모들을 통해 보여준다.

마지막에 주인공을 물 먹이려고 한걸 보면 그냥 악한게 본성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긴 한다만...

 

그래서 처음 봤을 땐 마지막 장면중 테이트가 연주하고

이를 교수한테 인정받음으로써 결과적으로 교수의 몰아붙인 방식이 통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영화를 다시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테이트가 퇴학당한 시점에서 교수가 잘못되었다는 걸 이미 보여준 게 아닐까.

이때 퇴학당한 후 교수와 테이트의 행동이 중요하다.

재즈바에서 교수를 우연히 만나 다시 공연에 오를 것을 제안받으며

교수는 끝까지 자신이 잘못하지 않았다는 일관된 태도를 보인다.

 

마지막 장면에서 교수의 계략에서 도망치지 않고 본인의 방식대로 연주하고 주도하는 장면,

특히 본인의 연주에 몰입하는 모습은 교수가 틀렸음을 더욱 확고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또 앤드류에게 드럼은 삶 그 자체였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영화 구성을 통해서도 드러났다고 봤다.

 

- 교수한테 발탁되어 밴드에 들어가자 니콜에게 고백해 사귀기 시작.

- 보조 연주자로 강등당하자 니콜과 헤어짐.

- 퇴학 후 교수랑 만나 공연하자 니콜한테 다시 만나자 전화

- 하지만 남자친구가 생긴 니콜/ 본인의 실력을 발휘함으로 교수한테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과 별개로 감독이 결말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함으로써 의미가 없어졌다.

 

 ScreenCrush라는 사이트에서 인터뷰 한 내용이었는데

'앤드류는 슬프고 공허한 빈 껍데기 인간이 되어서 30의 나이에 약물 과다 복용으로 죽겠죠'

라고 후기가 있었어야 한다며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마지막의 장면은 플리처 교수에게 인정을 받은 것이 그에게 굴복한 것이며

교수의 뜻대로 훌륭한 연주자로 성장한 게 되어버렸다.

 

영화상에서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았지만

감독이 생각한 바가 그렇다니 뭐 사실상 이게 진정한 결말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완벽함에 관하여 음악의 본질과 과정

 

주변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중 스쳐 지나가는 말로

음악에 순위를 어떻게 매기냐는 내용이 나온다.

(가족과의 식사 자리에서 운동선수 사촌형의 대화)

 

우리는 결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처럼 완벽하게 순위가 정해지는 분야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 경계가 모호하다.

음악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경쟁 사회 모든 분야가 그렇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면서 테런트가 몰아붙이는 방식이 옳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과정이야 어쨌든 결과를 만들어 내니까.

 

하지만 대사를 곱씹어 보면  핵심을 찌른다.

음악에 순위가 어디 있는가.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음원차트에서 1등 하면

그 음악이 더 훌륭하고 가치 있는 음악인가.

음악이 아니더라도 그 일이 더 가치 있는 일일까.

 

직접 재즈바도 갔다 와보고 여러모로 경험하고 느끼며 내린 결론은

음악의 본질은 완벽함이 아니라 불완전함에 있다는 것이다.

 

꼭 재즈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공연예술 및 모든 분야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우리는 기술의 발달로 핸드폰이나 인터넷만 있다면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음에도 공연장을 찾아

연주자의 연주를 듣는다왜 그럴까.

 

도구가 담아내지 못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분위기일 수도 있고,

연주자들이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화합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나 재즈는 즉흥성이 강조되는 음악이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완벽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음악의 본질이나

음악 자체로서의 완벽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정 완벽을 추구했다면 연주가 아니라 녹음된 음악을 들어야지

공연을 볼 이유가 없지 않을까.

 

글을 쓰다 보니 마무리가 조금 이상하긴 한데,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렇게 영화를 보고 느낀 점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비록 감독의 인터뷰에서 직접적으로 결말을 언급하며 정해버렸지만

같은 영화를 두고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참 재미있는 것 같다.

시간이 된다면 직접 위플래쉬 영화를 감상해 보길 추천한다.

당신은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 생각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