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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영화

영화 '노매드랜드' 리뷰

영화 '노매드랜드'  사진

이 영화는

클로이 지오 감독의 영화다.

 

2020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처음 상영,

이후 2021년 개봉했던 영화로서

동명의 원작 소설 '노매드랜드'에 기반하고 있다.

 

영화가 개봉한 2021년 당시

주요한 시상식들에서 상을 휩쓸었었다.

 

잔잔한 영화일 것은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더 잔잔해서 혼났다.

 

주요 등장인물들

극 중 이름/ 배우 / 설명

 

펀/ 프란시스 맥도맨드/ 주인공

데이브/ 데이비드 스트라탄/

 

그 외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말하면

주인공 펀이 캠핑카를 타고 다니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느낀 점

 

영화가 잔잔하다.

그렇기에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영화는 석고보드의 수요 감소로

공장과 상업지구 마을이 폐쇄됨을 설명하는 글이 잠깐 지나고

곧바로 주인공이 캠핑카 생활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보통은 주인공의 환경 상황을

극 중의 대사로 풀어내는 게 일반적이겠지만,

 

글로 설명하고 바로 진행되는 게

관객들로 하여금 갑작스럽게 닥친 상황에 대한

주인공의 심적 느낌을 살리고자 한 것 같기도 하다.

 

 

그녀가 노매드 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남편의 죽음과 연관이 있다는 게 나중에 밝혀진다.

 

경제적인 것도 있었겠지만

남편의 죽음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떠밀리듯이 노매드의 삶을 시작하고

일자리를 찾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 중에는

많은 생각을 들게 하는 내용들이 있었다.

 

 

처음 아마존에서 만나는

동료의 문신 속 노래 가사 이야기.

더보기

"집''은 허상인가 아님 마음의 안식처인가.

- 영국 밴드 The smith의 'home is the question markg 노래 가사

 

아마존에서 일하는 동안

우연히 예전에 알던 동네 사람과의 만남에서도

주인공 '펀'이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집이 없는 것과 거주할 곳이 없는 건 다르다'

 

비슷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고향이라는 말 자체가 허상 같다는 생각.

 

어릴 적부터 이사를 많이 다녀서 그런 거 같다.

(사실 그래봐야 주로 같은 도내였지만)

 

태어난 곳 따로,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살았던 곳 따로,

초중 학생 때 살았던 곳 따로, 그 이후와 성인이 된 지금까지.

 

늘 고향을 말할 때 어디를 말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러웠던 때가 있었다.

 

 

나중에서야 정리가 되고 결론을 내린 건

중학생 때 산 곳이 내 정신적 고향이라는 거다.

그래서 이제는 고향을 소개하면 먼저 이때를 말한다.

 

머문 시간이 그나마 가장 긴 것도 있겠지만

그 당시의 시기가 가장 집안이 힘든 시기기도 했고,

역설적이게도 가장 즐거웠던 시기기도 했다.

 

떠난 지는 꽤 되었지만

아직도 가끔씩 생각이 나고

애틋한 감정이 들 때가 있다.

 

 

한편으로는 고향이라는 단어가 주는 감정에 대해,

다 지나고 나서야 추억이고 애틋함이지

그 당시엔 힘들었던 것들이

미화된 게 아닌가 여긴 적도 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지금도 동의하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각이란 게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

 

그래서 지금은 그저 최대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뭔가 스스로가 나이 많은 할아버지 같이 느껴진다.

ㅋㅋㅋㅋㅋㅋㅋ

 

 

 

 

캠핑지기로 일하면서 만난 손님이

주인공을 보며 축복받은 미국인이라 캠핑카 끌고 다니며

낭만적으로 산다는 뉘앙스의 이야기

더보기

실상은 정말로 갈 데가 없어서 그런 거지만.

 

+ 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설명을 듣고 보니 현실이더라.

일 예로 영화에선 흑인 노매드는 단 2명 등장한다.

인종적 편견 때문에 흑인 노매드는 나오기 힘든 것이라는 해석. 와..

 

그리고 생각해 보니 틀린 말도 아닌 게

땅이 넓은 미국이라 저런 캠핑카 생활이 가능하지

우리나라 같이 작은 나라들은 못하는 게 팩트니까.

 

 

차 고장으로 인한 가족과의 만남에서

부동산 투기로 부자가 된 형부와의 대화.

(그 당시 반대로 터전을 잃은 펀과 대조 / 잘못된 거 아니냐는 펀의 대사. )

 

우연히 다시 만난 사람에게 빵을 나눠주면서

나누는 진심 어린 대화 등

 

삶에 관하여 

많은 질문들을 던진다.

 

'노매드'라는 단어를 보면

유목민이라는 뜻의 nomad보다 왠지 모르게

no, mad라는 단어가 매번 먼저 떠오르더라.

 

그들의 이미지를 떠올리다 보면

뭔가 외로움이 가득할 것 같고

사연이 있을 것 같아서 그랬나.

 

영화 속 노매드들의 모습은 생각과 달랐다.

 

물론 어느 정도는 비슷했지만,

외로움이 느껴지다가도

본인에 대한 자긍심이 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그저 다들 본인이 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선택하고 사는 것이었다.

 

떠난다는 행위도 마찬가지 아닐까.

 

'노매드'라는 표현이 제목부터 들어간 것 답게

영화는 계속해서 떠나는 장면을 보여준다.

 

친누나가 외로움을 말하며

펀보고 같이 살자 할 때,

 

데이브 가족이 사는 곳에 초대받아 간 자리에서

같이 살자는 이야기를 들을 때,

 

마지막에 다시 집으로 돌아갈 때,

모두 뒤로 한 채 떠난다.

 

남편에 대한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누나의 같이 살자는 제안을,

데이브의 같이 살자는 제안을 거절한 게 아닐까.

 

하지만 마지막의 떠나는 것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광활한 자연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어느 정도 회복되자

다시 집이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내 곧

황폐해진 옛 흔적을 뒤로한 채

자연을 돌아보며 떠난다.

 

이때의 떠나는 것은

비로소 진정한 본인의 삶을 찾았기에

자신을 위해 떠나는 걸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왜 우리도 농담으로 자주 쓰지 않는가.

성공해서 이 바닥 떠나겠다는 식의.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건,

결국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떠나는 것이다.

 

영화 자체가

약간 다큐멘터리처럼 진행되고 있어서 그런지

좀 지루하긴 했다.

 

재미만을 추구하거나 지루한 걸 못 견딘다면

굳이 권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끝까지 보고 나면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을 대하는 태도라던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주고받는 위로라던지.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들 등을 통해

 

분명 얻어가는 게 있을 거라는 건 말하고 싶다.

 

유튜브에 이동진 평론가의 분석이 있길래 봤는데

와....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

 

나랑 다른 영화를 본 건가 싶을 정도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던데

저 정도는 되어야 평론가 하나보다.

 

영화를 봤다면 혹은 볼 예정이라면

진심으로 꼭 한번 이동진 평론가의 영상을

찾아보기를 바란다.

 

 

원작 책도 한번 읽고 리뷰해 보도록 하겠다.

 

그나저나 나중에 알았는데 출연한 '밥 웰스'라는 배우? 분은

실제로 유목생활을 하며 유튜브(CheapRVliving)에 올리는 사람이더라.

ㄷㄷ 어쩐지 너무 리얼하다 싶었다.